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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더는 아프지 마..

지난 한 달 동안 정말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보냈다.

3월 초에 받았던 엄마의 정기 건강검진 결과 확인을 위해
중순쯤 병원에 갔는데, 결과가 안 좋다며 암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

정말 겁이 덜컥 났다..
엄마는 그렇지 않아도 몇 년째 치료 중인 지병이 있는데,
여기에 암 판정까지 더해진다면..
그땐 우리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엄마 불쌍해서 어떡하나..
정말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내가 그런 내색을 하면 안 그래도 마음 여린 엄마는
더 걱정하고 더 불안해할 것 같아서 검사를 받고 확실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괜히 막 미리 걱정하지 말자면서
엄마를 위로했지만, 사실 나도 속으론 알고 있었다.

이런 말 따윈 지금 엄마한테 아무런 위로도 되지 않을 거란 걸..

그 후부터 안 그러려고 해도 어느 순간 엄마를 생각하면
괜히 울컥하면서 눈물이 나려고 해서 많이 힘들었다.
물론 제일 힘든 건 엄마겠지만,
나 역시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다 보니 위경련이 재발해서
밤마다 웅크린 채 통증이 가라앉길 기다리며 잠 못 이루는
나날이 많아지고, 가려고 했었던 치과와 내과도 가지 못했다.

만에 하나..
엄마가 정말 암이라는 판정이 나올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나는 지금 아프면 안 돼..
아니, 만약 나도 어딘가 안 좋은 곳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은 그걸 알게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렇게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보낸 날들이 지나고
드디어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
떨리는 마음으로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들었는데,
정말 정말 다행히도 암은 아니라고 하셨다.
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방심해도 되는 건 아니고
검사와 확인은 정기적으로 받으셔야 한다는 당부와 함께.
그 말씀을 들은 순간, 온 가족이 얼마나 안심을 했던지..
그동안 가장 불안했을 엄마를 생각하니 너무너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우리 가족은 외식을 했다.
평소 사먹는 음식을 싫어하시는 아빠께서 외식하자고 먼저 말씀하신 걸 보면
크게 내색하진 않으셨지만 아빠 역시 그동안 걱정을 많이 하셨던 거겠지..

덧붙여서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새삼 느끼게 됐다.
엄마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엄마..
이번에 잘 견뎌줘서 너무 고맙고,
엄마가 평소 늘 나한테 바랬던 일.
바로 건강관리.
앞으론 엄마 말대로 나도 내 건강에 좀 더 신경 쓰고 조심할게.
그러니까 엄마..
엄마도 여기서 더는 아프지 마.
엄마 가보고 싶은 곳 정말 많잖아.
열심히 치료받고 예전처럼 건강 회복해서 여행 많이 다니자.
알았지? 나랑 약속하는 거야.

by 이온 | 2009/04/27 03:52 | monolog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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